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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중굴라와 카사네
    보츠와나 2019. 8. 12. 23:59

     

    도시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정확하지 않지만 어림해보자면 카사네Kasane와 카중굴라Kazungula를 합쳐서 인구는 대략 1만 정도일 듯 하다. 한국의 기준으로 생각하자면 행정단위로 군 단위 중에서도 작은 군일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5~10만 정도가 되면 가 되는 우리네 기준으로 보자면 작은 동네다. 보츠와나 전체 인구가 230만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작다. 또한 이 곳은 관광업 외에는 먹고살 게 없어서 이후에 잠비아와 다리가 연결된닥 하더라도 얼마나 인구가 늘어날지 미지수다.

     

    카사네와 카중굴라는 차를 타고 10분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10분이라는 것도 카중굴라와 카사네의 가장 가까운 지점을 연결했을 때이고, 가장 먼 거리로 생각해본다면 차를 타고 20~30분정도 되는 거리이다. 도보로 이동하기엔 먼 거리이다. 하지만 이 두 지역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카중굴라는 주거단지의 성격이라 쇼핑몰 2개와 학교 같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부가 주택가이다. 카사네에도 주거단지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급주택이나 공공기관의 관사가 많고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중굴라 지역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노동을 하고 임금을 받을 일자리가 필요하다. 카중굴라 사람들에게 카사네가 그런 곳이다. 초베강변을 따라 줄지어있는 크고 작은 롯지Lodge들과 관공서, 크고 작은 사업체들이 모두 카사네에 있다. 때문에 항시 카사네와 카중굴라를 연결하는 도로는 두 지역을 오고가는 차들로 가득하다. 걸어가는 사람, 택시를 타는 사람, 미니버스를 타는 사람들을 항상 볼 수 있다.

     

    이곳의 지리적 환경에서 바로 옆에 큰 강(초베강)이 흐르고 잠비아, 짐바브웨, 나미비아를 연결하는 지점이다. 교통과 교역의 중요한 길목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도시의 규모가 작다. 아마도 교통이 원활하지 않아서라 생각된다. 이곳에는 초베강을 건너 잠비아로 통하는 국경이 있다. 카중굴라 보더Kazungula Border가 그 곳이다. 그래서 항시 대형 트레일러들이 줄을 서있다. 잠비아로 넘어가는 페리선Ferry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다. 직접 그 페리선을 타보니 강폭은 약 100m 내외로 좁지만 그에 비해 배가 너무 작다. 대형 트레일러 1대를 겨우 실은 페리선 2~3대가 하루 종일 두 나라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이러다보니 아무리 부지런히 옮겨도 기다란 트레일러의 행렬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잠비아, 콩고 등 중부아프리카의 지하자원이 남아공을 통해 수출되려면 이 곳을 거쳐야하는데 마치 동맥경화를 일으킨 것 마냥 물류가 막혀있다. 좋은 소식은 우여곡절 끝에 잠비아와 카중굴라를 연결하는 다리가 내년 초에 완공이 된다는 것이다. 이 다리가 완성된다면 이 트레일러 행렬의 흐름도 원활해 질 것이고 이 곳 카중굴라도 더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카중굴라와 카사네에는 또 다른 잠재력이 있다. 관광자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코끼리가 많이 사는 나라인 보츠와나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 중에 하나인 초베국립공원Chobe National Park이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바로 근처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를 끼고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잠비아의 리빙스톤Living Stone에 비해 도시의 규모가 터무니 없이 작다. 사람들이 빅토리아 폭포를 초베 국립공원보다 선호한다고 가정한다면 그럴 듯 한 설명이 되지만, 썩 와닿지 않는다. 빅토리아 폭포만큼이나 이곳 초베 국립공원은 커다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야생동물을 철저히 보호하는 보츠와나의 법 때문에 많은 야생동물을 볼 수 있고, 근처에 흐르는 초베강은 여타 국립공원에 비교해서 색다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발전이 더딘 이유는 아마도 해외자본에 대한 규제, 소극적인 정부의 투자 등등 다양할 것 같다. 현재로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카사네와 카중굴라는 물류의 중요한 길목에 자리잡았으면서 동시에 매력적인 관광 자원을 가진 곳이다. 당장은 물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관광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인 것이라 생각된다. 2020년에 다리가 완공되어서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면 더욱 발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곳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도시의 안을 살펴보자. 중요한 도로 한 두군데를 제외하면 모두 비포장도로이다.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분리되어 있다대형 쇼핑센터를 제외하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주택단지들 사이사이에 상업지역은 없다. 한국의 도시들을 생각해보면 대형 쇼핑센터가 있어도 골목 골목에 크고 작은 가게들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작은 구멍가게인 턱샵Tuck Shop과 어쩌다 하나씩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를 제외하면 가게들을 찾아 볼 수 없다. 필요한 게 있다면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1시간씩 걸어서 대형 쇼핑센터로 가야한다. 구멍가게에서 간단한 식료품도 팔지만 모든 걸 해결하기엔 턱없이 모자라다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에서 가게들을 찾기 힘든 이유를 모르겠다. 애초에 도시계획을 하면서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을 적절히 배치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이곳의 문화 특성상 우리가 생각하는 가게들이 있는 것이 이질적인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인구 밀집도가 낮아서 수익성이 낮기 때문일까? 짧은 시간이나마 이곳을 살아가면서 항상 궁금한 부분이다.

     

    주택을 보면 모두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이라고 하면 대부분 똑같이 생겼다. 카사네 지역의 일부 고급 주택과 정부 기관의 관사들을 제외하면 형태나 모양이 비슷하다. 성냥갑 모양으로 만들어져있다. 주어진 땅 전체에 건물을 짓지 않고 넓직한 마당을 남겨 놓는다. 아마도 큰 집을 만들 형편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건물은 원룸같은 작은 방을 다닥다닥 붙여놓은 형태가 많다. 개중에는 넓은 공터에 울타리만 쳐져있고 집이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의 작은 집만 있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인구에 비해서 넓은 땅을 가졌지만 적당한 집을 지을 자본은 부족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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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Lee Gyus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