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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 이인감상문/독서감상문 2019. 6. 23. 17:57

성욕, 수면욕, 식욕. 우리들을 움직이게 하는 생리적인 욕구이다. 그 중에서도 성욕은 오랜 시간동안 억압받아왔다. 종교를 통해서, 사상을 통해서 오랜 시간 억눌려진 성욕은 왜곡된 형태로 발현되어 왔다. 부녀자를 대상으로 발생한 범죄 대부분이 해당될 것이다. 또한 역사를 돌이켜보면 전쟁에서 강간은 피할 수 없는 참혹함이자 정복자의 군대에 사기를 불어넣는 하나의 동력이 되었다. 역사책에 오명을 남긴 군주들에게서 문란한 성생활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욕구를 채우기 위한 몸부림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옮기기도 했다. 영국 성공회를 만든 헨리 8세의 이야기처럼.
이렇듯 실제로 존재하면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지는 ‘성’에 대해 지금의 우리는 아는 것이 적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저 멀리 우주의 역사를 가늠하고, 앞으로 펼쳐질 인류의 시간 안에서 가볼 수 도 없는 곳들을 탐구하는 동안 참으로 우리에게 무관심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나보다. 금기를 정면으로 돌아보며 ‘성’에 대해 사유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프로이트에서 시작해서 진화심리학과 현대의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그 바탕에 숨어있는 ‘성’과의 연관성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우리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 줄 수 있는 하나의 열쇠로 ‘성’을 선택해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주장을 잘 정리해서 보여준다. 때로는 너무도 낯선 이야기라 읽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저자의 말인지 다른 이의 말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인용이 들어 있어서 구분하기 까다로운 부분도 많았다. 그럼에도 책의 제목처럼 성에 대해 많이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얕지 않기에 전부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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