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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3. 룩소르. 왕가의 계곡, 하트셉수트 장제전, 멤논의 거상, 카르낙 신전.
    여행/해외여행 2019. 8. 4. 20:34

     

    스쿠버 다이빙은 끝났다. 이제 이집트의 과거를 만나러 간다.

     

    [룩소르 여행 시작하기]

     

    후루가다에서 룩소르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4시간정도 걸렸다. 해가 지고 도착한 룩소르 터미널에서 우리를 맞이해주는 건 많은 택시기사들이었다. 알 수 없는 아랍어 속에서 달러와 파운드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호텔이 어디인지 계속 물어보면서 마치 최저가인 것처럼 택시 가격을 불렀다. 장시간 버스의 피로와 우버 마저 되지 않는 이 곳 룩소르에서 호텔을 찾아가야하는 상황. 불나방처럼 달라드는 택시기사들 속에서 대환장 파티가 시작될 무렵 인도 여행으로 단련된 우리의 일행 중 1명이 젊은 택시기사 한 명을 수배해 왔다. 오늘 저녁 호텔 이동과 내일 룩소르 투어까지 합쳐서 400 EGP에 쇼부(?)를 본 것이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 2명은 잠깐 숨을 고르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인도여행 5회차의 짭밥파워를 느끼는 순간이다.

     

    아침 7시에 호텔 앞에서 택시기사를 만나기로 했다. 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택시기사는 658분에 우리가 나오고 있는지 확인하는 전화를 걸어왔다. 마침 로비를 나서고 있는 와중이라 전화를 받지 않고 바로 만났다.

     

    고대 이집트 문명 속에서 오랜 기간 수도였던 룩소르에는 많은 유적지가 있다. 룩소르는 크게 동안East Bank와 서안West Bank로 나눠진다. 동안East Bank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왕가의 계곡Valley of kings, 여왕의 계곡Valley of Queens, 하트셉수트 장제전Hatsepsut’s Temple/Al-Deir Al-Bahari Temple, 멤논의 거상Colossi of Memnon 등이다. 서안West Bank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카르낙 신전Karnak Temple, 룩소르 신전Luxor Temple, 룩소르 박물관 등이다. 이 외에도 많은 유적지가 있지만 미리 확인해 본 곳은 대략 이러했다.

     

    우리의 일정은 오전에는 서안 투어로 왕가의 계곡, 멤논의 거상, 하트셉수트 장제전. 오후에는 동안 투어로 카르낙 신전과 룩소르 신전을 계획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동쪽을 산 자의 세계, 서쪽을 죽은 자의 세계로 생각했다. 태양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들에게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은 생명, 탄생, 삶을 상징하고 태양이 지는 서쪽은 죽음, 지하세계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왕과 왕비를 비롯한 귀족, 일부 부유한 평민들은 대부분 나일강의 서쪽 땅에 무덤을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왕가의 계곡으로 알려진 곳은 왕의 무덤이 도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고르고 골라서 찾은 계곡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과거에는 어떻게든 숨기고 들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오늘날에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파라오의 장례를 치르고 무덤을 봉할 때까지 훗날 그들의 후손이 이 무덤을 이용해서 관광객을 모으고 돈벌이를 하게 될 것이라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왕가의 계곡에는 수 많은 무덤이 있다. 신왕국 시대에 기원전 1500년경부터 약 500년간 왕의 무덤 자리로 쓰였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티켓으로는 3개의 무덤만 들어가 볼 수 있다. 그마저도 유명한 투탕캉멘Tut Ankh Amun의 무덤은 별도의 티켓을 사야한다. 심지어 3개를 볼 수 있는 티켓보다 투탕카멘의 무덤을 보는 티켓이 더 비싸다.

     

     

    룩소르 투어 티켓들 (룩소르, Luxor)

     

    게다가 모든 무덤들이 공개되어 있는 건 아니다. 찾아가는 시기에 따라서 갈 수 있는 무덤이 다르다. 원래는 가장 큰 무덤인 람세스 2세의 아들Son of Ramesses무덤, 가장 긴 무덤인 세티 1Seti의 무덤, 나머지 1. 이렇게 3개를 생각했다. 그러나 람세스 2세의 아들 무덤과 세티 1세의 무덤은 입장 불가였다.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하던 우리에게 한 이집션이 다가와서 갑작스런 컨설팅(?)을 해주었다. 현재 입장 가능한 무덤들 중에서 어디를 가는 게 좋을지 알려주면서 쪽지에 무덤의 대략적인 위치와 순서를 써주었다. 그리고 댓가로 150EGP를 불렀지만 50EGP만 쥐어주고 뒤돌아섰다. 그렇게 투탕카멘을 포함해서 4개의 무덤을 선택하고 왕가의 계곡으로 올라갔다.

     

     

    50EGP와 맞바꾼 왕가의 계곡 투어 코스. 가운데 동그라미 'TUT'는 투탕카멘의 무덤 위치이다.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3개의 무덤을 선택해준 이유가 가장 깊은 무덤, 벽화가 잘 보존되어 있는 무덤 등등 몇 가지 설명을 들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려니 떠오르질 않는다. 게다가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으로 남은 기록도 없어서 더 생각나질 않는다.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몰래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든 무덤마다 입구와 무덤 내부에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서 직원 몰래 찍는게 쉽지는 않다. 혹시라도 찍다가 들키게 된다면 적당히 돈을 쥐어주면서 넘어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직원 역시 자연스럽게 돈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들키지 않고 성공리(?)에 사진을 찍었다. 투탕카멘 무덤의 경우 한 번에 입장하는 인원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고 무덤이 워낙 작아서 직원 몰래 찍기가 불가능해서 남은 사진은 없다.

     

    왕가의 계곡 전체에 그늘이 거의 없다. 그런데 무덤 내부는 습해서 밖에 있다가 무덤으로 들어가는 순간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곳에 가게 된다면 큰 물통 한 두 개는 필수.

     

    왕가의 계곡으로 들어가는 열차. 가격은 4EGP. 걸어 갈 수 있지만 너무 덥고 가격도 저렴해서.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왕가의 계곡으로 들어가는 열차. 맞은편에서 내려오는 열차를 찍었다.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무덤 내부의 벽화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무덤 내부의 벽화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무덤 내부의 벽화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무덤 내부에 전시되어있는 석관.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투탕카멘의 무덤 안내판 (왕가의 계곡, Valley of Kings)

     

    마지막 무덤을 찾아가다가 길을 잘못 들었다.  왕가의 계곡 무덤들 중 반절 이상이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폐쇠되어 있다. (왕가의 계곡, Vallley of Kings)

     


     

    [하트셉수트 장제전. Hatsepsut’s Temple]

     

    사람에 따라 하셉수트’, ‘핫셉숟’, ‘하트셉수트등등으로 읽히는 그 곳에 왔다.

     

     

    하트셉수트 장제전을 들어가는 입구에서. (하트셉수트 장제전, Hatsepsut's Temple)

     

    이곳은 무덤은 아니고 신전이다. 하트셉수트 여왕의 탄생 신화와 업적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하지만 상형문자를 읽을 수 없어서 어느 부분이 어떤 내용인지 알 수는 없었다. 이집트 역사에 흔치 않은 여성 파라오로서 많은 치적을 남기고 죽었다고만 알고 있다. 당시 문화에서 여왕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남장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하트셉수트 여왕의 조각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봉긋하게 올라온 가슴이 점점 납작해지는 형태로 변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

     

     

    하트셉수트 장제전 조감도. (하트셉수트 장제전, Hatsepsut's Temple)

     

    개인적인 감상으로 이 곳은 멀리 입구에서 바라봤을 때가 가장 아름다웠다. 입구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서 대칭구조로 만들어져 있는데, 길의 중앙에 있는 대칭의 중심에 서서 장제전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이 곳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순간이다.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남장까지 하면서 권력을 차지했던 하트셉수트역시 내가 서 있었던 그 자리에 섰을 것이다. 그러고선 자신의 의지로 지어지고 자신에 대한 기록으로 가득한 신전을 바라보면서 느꼈을 감정을 상상해보면 장제전이 좀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막상 내부로 들어가면 알 수 없는 상형문자들과 곳곳에 보수된 흔적들이 그 아름다움에 흠집을 낸 듯하다.

     

    장제전 내부에 세워져있는 안내판 (하트셉수트 장제전, Hatsepsut's Temple)

     

    장제전 1층. (하트셉수트 장제전, Hatsepsut's Temple)

     

    하트셉수트 조각상. (하트셉수트 장제전, Hatsepsut's Temple)

     

    줄지어 서있는 하트셉수트 조각상들. (하트셉수트 장제전, Hatsepsut's Temple)

     

     


     

    [멤논의 거상. Colossi of Memnon]

     

    하트셉수트 장제전을 보고 난 이후에 룩소르 시내로 돌아가는 길에 멤논의 거상이 있다. 왕가의 계곡과 하트셉수트 장제전을 돌아보면서 더위에 지친 상태라 멤논의 거상은 그냥 건너뛸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룩소르 시내에서 왕가의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에 잠시 지나쳐 보인 멤논의 거상은 길가에 있었고 입장료도 없었기에 잠시 멈춰서 구경만 하고 가기로 했다.

     

     

    멤논의 거상. (하트셉수트 장제전에서 룩소르 시내로 가는 길목에서)

     

    왕가의 계곡과 하트셉수트 장제전을 보고 온 탓인지 큰 감흥은 없었다. 조각상이 많이 훼손되어서 그러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길을 가다보면 비슷한 조각상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무튼 여러 이유로 크다는 것 외에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점심은 룩소르 신전Luxor Temple이 보이는 맥도날드에서 해결했다. 몇 달만에 먹은 빅맥은 맛있었다. 서안West Bank 투어를 마치고 동안East Bank 투어는 카르낙 신전과 룩소르 신전을 계획했다. 하지만 일행 중 1명의 배탈과 무더위에 지친 우리는 오후에는 카르낙 신전만 돌고 룩소르 신전은 야간 개장을 하기에 저녁을 먹고 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룩소르 신전은 결국 가지 못하고 주변을 한 바퀴 돌기만 했다. 개장을 하지 않았는지 입구를 찾을 수 없었다.

     

    점심을 해결하고 찾아간 룩소르 신전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집트를 방문한 시기가 비수기였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오랜 시간동안 이집트 제국에서 가장 큰 신전이었던 이곳에는 거대한 기둥들이 늘어서 있는 대열주실과 오벨리스크로 유명하다. 여기 저기에 배치된 안내문을 읽어보니 지금의 모습은 전체의 10%정도 밖에 발굴하지 못한 상태이고, 지하수의 영향으로 서서히 가라앉는 상태라고 한다.

     

    아직까지 피라미드를 보지 않은 상황에서 카르낙 신전은 거대한 규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23개의 기둥들이 늘어서있는 대열주실, 우뚝 솟아있는 오벨리스크를 보고 있으면 과거 3000년 전에 만들어진 건축물이라기엔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카르낙 신전 안내소와 매표소 입구.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카르낙 신전 조감도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카르낙 신전 입장권.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진짜 카르낙 신전의 입구. 실제로 보면 거대한 성벽의 일부같다.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카르낙 신전 입구에 줄지어 있는 스핑크스들.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람세스 2세의 조각상(?).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카르낙 신전의 대열주실. 카메라에 담기엔 너무 거대하다.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카르낙 신전의 오벨리스크.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카르낙 신전의 오벨리스크. (카르낙 신전, Karnak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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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Lee Gyuseong.